ujust 2020. 1. 2. 07:08

 

오늘은 2020년 1월 1일.
2019년 마지막 날을 보내고 난 후 거리의 풍경이다. 불꽃 놀이 후폭풍. 거리는 온통 폭죽의 잔해가 가득했다.


11시간 비행기를 타고 5시쯤에 집에 도착 한 나는 룸메들의 눈치를 보며 집에서 가져 온 김치를 냉장고에 정리하고 잠시 눈을 붙였다. 그런데 19시부터 02시까지 잤다는. 집 앞에서 그렇게 시끄럽게 폭죽놀이를 했다는데 전혀 못 듣고 잤다. 잠시 깨어났다가 다시 7시까지 잤다. 이렇게 깊히, 오래 자는 게 정말 처음이었다. 그래서 상쾌한 1월 1일을 맞았다는:)

 

일찍 일어나서 한국에서 사온 삼각김밥 메이커로 삼각 김밥을 만들어 먹고, (Jelena가 삼각김밥의 매력에 빠졌다. 만들어서 팔아 보자며.) 빨래를 돌리고, 룸메들한테 작은 선물도 하고.
14시에는 Hauptbahnhof 스벅에서 친구들을 만났다. 우리의 은밀한 워크샵. 그 후엔 얼큰한 쌀국수.


Froh Neues Jahr?
한국에서 보낸 1주일이 꿈만 같다. 너무 짧았다. 제대로 쉬지도, 놀지도, 먹지도, 사지도 못했다. 그저 아쉽다는 말로는 다 표현이 안되지만, 병원도 가고, 할머니도 뵈러 가고, 묵은 마음의 짐들이 한 결 가벼워졌다.

집에서 가져 온 책. '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' 제목부터 내 마음을 대신하는.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. 정말 안 될 것 같아서. 정말 지금이어야 해서.

미처 준비하지 못한 내일들에 치여, 지금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잊고 지냈다. 얼마나 큰 결심을 하고 독일에 온건지.

 

 

2019년, 스페인 바르셀로나, 프랑스 콜마르, 당일치기 스위스 바젤, 당일치기 영국, 당일치기 노르웨이, 당일치기 네덜란드 등 많이 다녔다.

2019 하반기, 내 유일한 낙, 토요일 늦잠도 반납하고 한국학교에서 수업을 했다. 수업 준비를 위해 금요일에 늘 3시간 정도만 자고 푸석푸석한 얼굴로 학교에 갔다. 평일 직장과 병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.

토닥토닥. 고생했고 열심히 살았다. 2019년.
Adieu, Adios 2019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