#이방인26 파리(Paris×->die Fliege○)

#그놈
나도 안다... 그 놈은 내 몸집의 백만 분의 일보다 작다는 걸. 하... 그런데 진짜 무서운걸...
고요하던 방에 위이잉- 소리가 났다. 꽤 몸집이 클 것 같은 웅장한 날개 짓의 똥파리자식. 똥파리새끼.
거실로 나가도록 내 방에 불을 끄고, 거실에 불을 켰다. 조용한 방. 이제는 나갔겠지 하고 방문을 닫았다. 한참 다른 일을 보고 있는데 또 어디선가 갑자기 위이잉-! 왜 내 방에 집착하는 거야. 왜 안 나가는거야!!!!!
자비없이 손에 든 책을 똥파리를 향해 휘둘렀다. 더 큰 일이 났다. 알아서 날아서 나가게 하는데 내 목표인데 날개를 다친 모양인지, 날지를 못한다. 아 더 큰 일....... 나는 저걸 죽일 자신이 없단말이다ㅠㅠㅠㅠ
한참 똥파리와 대치했다. 멀찌감치 서서 똥파리에게 빈 페트병을 던졌다. 꽤 근처까지 갔음에도 불구하고 놀란 기척도 없다. 정말 노답...
달칵-현관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. 내 옆 방 룸메이트.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온 친구에게 이 상황을 들켜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. 하지만 방문을 열고 경직된 자세로 손에는 돌돌 만 종이를 야무지게 쥔 내 모습이 이상해 보이지 않을리 만무했다.
"너 뭐해?"
룸메이트의 힌 마디에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와르르 무너졌다. " 파올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" 어지간히 징징....
"푸하하, 저건 너보다 엄청 작은데 왜 무서워 해~~~~~!!!!!"
그녀는 내 슬리퍼 한 짝으로 똥 파리를 죽이고 거실 쓰레기통에 버려줬다ㅠㅠ진짜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....나의 작은 거인 파올라.🤧
엄마,아빠도 한국 집에 벌레 나오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잡아 줬었는데.. 보고싶 당..